여행 다녀온지 거의 2주가 다 되어 가는데 중간고사 기간이 끼어 있는 바람에 지금에서야 여행 후기를 올립니다. 소장님 죄송해요*^^*

본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편안하고 조용한, 오붓하게 연인 혹은 가족들과 지내고 싶으신 분들은 필리핀 세부를 적극 추천합니다.
세부섬은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와 같은 섬인데 직항일 경우에는 세부 막탄 공항에서 내려서 리조트로 가고, 경유일 경우는 마닐라 공항에서 다시 막탄 공항으로 필리핀 국내선을 타고 간답니다.
막탄 공항에서 알레그레 리조트로 다시 이동하는데 자동차로 1시간 조금 넘게 소요가 됩니다.
새까맣게 탄 등을 드러내고 다니는 필리핀 사람들, 집 바로 옆에서 닭이며 돼지, 소와 같은 가축들을 직접 기르는 마을의 분위기를 차창 밖으로 감상(?)하면서 얼마나 더 가야 우리가 머물 곳이 나오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도착하는 순간 알레그레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막탄 공항에서 한참을 더 들어갔었던 알레그레 리조트는 깨끗한 바다를 끼고 있는, 바쁜 생활의 순환으로부터 자유로이 쉴수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번 여행이 신혼 여행은 아니지만...^^ 근처에 사시는 신랑의 누나 내외분을 모시고 같이 다녀왔어요. 신랑이 다른 곳으로 일터를 옮기는 그 사이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기길래 이 기회다 싶어 급속하게 이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너무 빨리 준비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여행사 가족분들에게 죄송한 일도 생기고.. 그렇지만 덕분에 너무너무 즐거운 여행이었고 가족애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거기에 알레그레 리조트가 주는 기쁨이 톡톡히 한 몫을 했지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용한 나만의 공간을 원하고 싶다면 알레그레 리조트에 가보세요.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물이 맑아서 밑바닥이 훤히 보일까 하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았는데 왠걸요.. 정말 고기떼들이 제 발 밑에서 떼지어서 노는 거 있죠. 빵을 던져주니 그걸 받아 먹을려고 막 몰려오는데..
정말 기쁨의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해운대에서는 그런 거 볼 수 없잖아요..-_-;
물론 해운대도 아름답기로 혼꼽히는 해변이지만 세부의, 거기서 이 리조트가 제공해주는 바다는 원시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어요.
게다가 깔란까망 섬으로의 호핑 투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습니다.
학교 운동장 만한 평평한 섬에 야자나무들이 줄지어 있고.. 사람의 흔적은 찾아볼 수도 없는 자연 그대로의 섬이었습니다.
그 섬에 사는 주민들은.. 개들과 닭들이었어요.
가끔씩 가는 관광객들이 바베큐 파티를 하고 남은 음식을 먹고 사는지..
그 섬의 주인은 그들이었습니다.
그제껏 감탄사를 아끼던 우리 신랑도 깔란까망 섬을 보는 순간 입을 다물지 못하더군요. 신혼 여행때 갔었던 푸켓의 산호섬도 좋았지만.. 무인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깔란까망 섬.. 작은 몰디브라고 하더니 그 말이 실감이 나더군요. 한쪽 백사장은 새의 날개처럼 길게 이어져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해주었습니다. 사실.. 깔란까망이란 말은 그쪽 말로 새의 날개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기가 많이 없었다는 것.. 그렇지만 우리 신랑이랑 시아주버님이 그렇게 열망하시던 낚시에 대한 아쉬움은 아름다운 섬을 눈으로 직접 보는 순간 아마 약간 뒷전으로 밀려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리조트 내의 음식 또한 우리 입맛에 잘 맞아서 먹기에 좋았습니다.
원래 제가 식성이 좋은지라.. 뭐든 잘 먹긴 하지만 식성 까다로운 우리 신랑도 음식이 마음에 든다고 하면 말 다한 거지요 뭐.
우리 형님 내외분도 너무 좋아하시구요.
여행 분위기에 취해서 다 좋아 보이고 한다고들 하지만.. 시애틀이나 시드니 같은 세련된 항구 도시가 가지는 매력과는 또다른 원시적인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도시와는 동떨어진, 한숨 돌리고 싶어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은 이런 곳 아마 괜찮지 싶어요.
좀 있다 가족이 불어나면 그 때 다시 이 곳을 찾고 싶습니다. 스노쿨링도 같이 하면서 가족들만의 여유로운 휴가를 이 곳에서 다시 즐겨야 되겠어요.

첫 번째 사진은 리조트 내부의 수영장이고, 우리 신랑 조그맣게 보이지요^^ 두 번째 사진은 호핑 투어 갔었던 깔란까망 섬입니다.